서울 시내에 즐비한 영어학원과 학창시절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때면, '영어를 쓰지 않아도
세계인들과 만나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듯 그들도 한국어를
공부해서 우리가 영어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던 일이 현실에서 이루어졌다면
믿으시겠어요? 이번엔 45명 남짓한 세계 각국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공부하는 외국인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거든요.
불가리아, 러시아, 벨기에, 미국, 몽골, 체코, 인도네시아,
중국 등 그들의 다양한 얼굴만큼이나 이번 여행에 참가한
그들의 국적 역시 다양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고국에서 한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하고, 지금은 한국에서
어학연수, 또는 각 대학에서 한국사, 한국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떠났던 이번 여행은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의 백양사와 성춘향과 이몽룡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전해져 내려오는 남원의 광한루,
철강 제국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광양 제철소와 아름다운
우리의 도자기가 있는 강진의 청자 박물관과 옹기 마을
그리고 3보 사찰 중 한 곳인 승보 사찰 송광사를 중심으로
전라도 일대를 여행하였다.
광양
제철소는, 2박 3일의 여행 중, 학생들로부터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곳이었습니다.
바다를
일구어 그 위에 제철소를 세우고, 어마어마한 양의 철강을
만들어 내는 산업 시설과
고로에서 쏟아져 나온 쇳물이 철판이 되어 코일처럼 돌돌
말리리까지의 생산 공정은
한국생활에 익숙해진 그들의 시선마저도 빼앗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호응이 좋았던 곳은, 질 좋은 흙과
편리한 해상 교통의 지리적 잇점으로
지금까지도 양질의 도자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강진이 었다.
청자 박물관에 전시되어진 수많은 도자기들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도자기 만드는 과정은 듣는 이의 이해를 도왔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직접 만들어 보는 순서였다. 선생님은
힘 안들이고 손만 대면 넓은 접시도, 예쁜 꽃병도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드시는데, 참가자들은 아차 하는 순간 모양이
일그러지기 일쑤였다. 한 쪽에서는 만들어진
도기에 모양을 새기는 참가자들도 있었는데, 각자 취향에
맞게 꽃과 나무, 여러 가지 동물 모양 등을 새기며, 혹
구워진 후에, 다른 친구의 것과 혼돈이 생길까 싶어, 도자기
한 귀퉁이에 자신의 이름을 열심히 써 넣습니다.
강진은 귀족들을 위한 고려청자로도 유명한 곳이지만 서민들의
옹기 또한 그 명성이 자자한 곳입니다. 바닷가에
조그만 돛단배가 떠 있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몇대째 옹기를 굽고 계신 할아버지께서 친절하게 시범을
보여 주십니다. 청자 박물관에서 보다 사뭇 분위기가
자유롭고, 마치 공작시간인 듯 재떨이, 물개 등 각자 만들어
보여주는 것들도 다양합니다. 이틀간의
일정이 끝나고, 저녁 식사 후에 가졌던 장기자랑 시간!!
"정들자 이별" "식은 죽 먹기" 등
한국의 다양한 속담을 입담좋게 풀어내던 자야와 발랴의
대결과 조별로 했던 스피드 퀴즈, 그리고 노래 자랑까지…
그들은 여느 한국인 못지않게 한국의 노래를 잘 불렀고,
우리들의 언어로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어도 이제 세계속의 언어이구나' 라는
생각에 가슴 뿌듯해 지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때때로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친구를 위해 불어로, 독어로, 러시아어로
통역을 해주기도 하며 그 시간을 함께 즐겼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좀 더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마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가 정말 강대국이
되어서 영어나 다른 언어를 배울 필요성이 없어진다해도
한가지 정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언어를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오늘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분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것도
보다 많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더욱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스트레스가 좀 더 덜하지
않을까요? ( 우리나라가 국력이 약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니까요? 知彼知己
百戰百勝 아시죠?) |